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Kruithof Curve Revisited: part I
    ACADEMIC THOUGHTS 2015. 12. 17. 00:58

    Revisited 란 제목을 달아보고 싶어서 쓰긴 했지만,

     

    Kruithof curve는 실제로 의심스러운 면이 많고, 60년도 넘은 과거의 실험 연구라 자료를 찾기도 어려워 가끔 조명디자이너에서도 미신처럼 인용되곤 하는 것 같다.

     

    그럼 이 커브를 본격적으로 재방문하기 전에 대체 Kruithof curve란게 대체 뭘까, 어디서 시작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자.

     

    본문 속의 몇몇 영어의 미번역은 혹시나 생길 오역을 줄이기 위해 감수한 부분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색온도(K)와 조도(lx)x, y축으로 놓고 사람이 ‘pleasing’하게 느끼는 구간을 묘사하고 있는 그래프다.

     

    그림 1은 실제 그의 연구에서 발췌된 그래프다.


    (그림1. Kruithof curve, 1941)

     

    가운데 흰 부분이 사람들에게 ‘pleasing’하게 느껴지는 색온도와 조도의 조합이라고 해석하면 된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듯이 5000 또는 6000K 가 넘는 색온도의 조명기기를 실내에 사용하지 말라는 부분도 분명히 위 그래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근데 이 그래프의 validity는 이미 30년 정도 전에 다른 여러 연구에 의해 공격받았고, 그 결과 2010IES lighting handbook에서도 위 그래프는 지워졌다.

     

    , 이제 스토리는 끝난 걸까?

     

    아마도?

     

    그래도 호기심이 드는 만큼 조금 더 살펴보기로 했다.

    대체 이 연구는 어떻게 어디서 왜 시작된 건가?

     

    1941년은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였다.

    캡틴 아메리카가 처음 등장해서 세계 제 2차대전에서 활약을 하기도 했지만, Kruithof 가 필립스 아인트호벤에서 “Tubular Luminescence Lamps for General Illumination”란 페이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가 한 실험의 설계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연구에 사용된 램프는 1미터짜리 T12 형광등이였고, 이 등은 1000 lumen의 광량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필립스 제품이다. (그림2)


    (그림 2. 필립스 ‘luminescence’ lamp)

     

    문제는 1941년에는 우리가 흔히 접했던 Halophosphate-based phosphor (단파장 형광체; 한글 번역이 적합한지 자신은 없다)가 개발되기 전이라,

     

    Kruithofcadmium borate (붕산 카드늄), willemite (규산아연광), magnesium tungstate (텅스텐산마그네슘)을 혼합해서 램프의 형광체로 사용했는데, 위의 화학물질이 자외선에 쬐일 경우 순서대로 R, G, B 형광이 되기 때문이다.

     

    위의 형광체를 혼합하면 램프효율은 떨어지지만 이론상 2600K 부터 10000K 정도의 색온도를 가진 형광등을 만들 수 있었을테고,

     

    결과적으로 Kruithof 4200K 5800K, 그리고 하얀 빛이 아닌 (blackbody curve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색 형광등을 직접 만들어, 기존의 백열등과 비교하는데 사용했다.

     

    이렇게 조명기기를 세팅한 후 이뤄진 실험의 결과는 아래와 같다.

     

    “In the first place at a given level of illumination it was found that the colour temperature must lie within certain limits if the effect of the illumination is to be pleasing. Roughly, it may be said that a low or a high colour temperature corresponds to a low or a high level of illumination, respectively. We have investigated this relation experimentally somewhat more closely by introducing in a room a variable number of elective lamps whose current (i.e., the temperature of the filaments) could be varied.” (Kruithof, 1941)

     

    위의 문장에서 대문자로 표시된 부분은 안타깝게도 자세한 설명을 찾을 수 없는 파트들이다.

     

    실험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쪽 검은 커브부분은 어둡거나또는 차갑다을 느끼는 구간이고, 위의 검은 커브부분은 부자연스러운 colour reproduction(색재현) 으로 인해 unpleasant’ 상태를 느끼는 구간이다. 위의 결과는 최소한 약 20-30프로의 정확성을 가진다고 그는 덧붙인다.

     

    일단 ‘pleasing’한 상태의 여부는 이 연구의 종속변수다.  

     

    그렇다면 이 종속변수를 측정, 해석하는데 사용된 psychometric parameter는 뭐였을까? ‘Pleasing’이란 단어는 정확히 어떤 의미로 사용된 걸까?

     

    아니, 애초부터 조도의 변화로 생기는 ‘pleasing’한 감정을 20-30프로의 정확성으로 측정한다는 것은 어떻게,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위의 두 질문에 대한 답은 그가 실험에 사용한 측정방법과 과정을 면밀히 분석해야만 대략적이나마 추측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Kruithof 1941년 페이퍼에는 위와 같은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의 연구논문은 몇몇 실험 방법과 과정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디테일을 포함했기에, 그가 말한 20-30프로의 정확성 역시 분명 뭔가 믿을만한증거를 바탕으로 추정했으리라 생각은 든다.

     

    그럼 이번엔 종속변수가 아닌, 조도와 색온도를 변경시킨 부분, 즉 독립변수에 대해 살펴보자.

     

    색온도부터 살펴보면 1750K부터 2850K은 백열등의 밝기와 갯수를 조절하며 세팅했다고 한다 (아래 원문 참조)

     

    “… up to a colour temperature of 2850K, is recorded by allowing electric lamps with variable (decreased) current to burn in a room, and varying the number of lamps.”

     

    2850K의 백열등의 밝기와 갯수를 줄여가며 1750K까지 낮춰갔음을 추측할 수 있다.

     

    5000K가 넘는 색온도 변경에 있어서는

     

    “…  In the right-hand part the lowest level, which does not give the impression of coldness, was determined by experiments with daylight itself and with the daylight luminescence lamps to be described below.

     

    The shape of the upper curve has been extrapolated in this region with the help of the fact that in direct sunlight (Colour temperature 5000K) even with the highest illumination intensities occurring (104 or 105 lx) the colour rendering is never found ‘unnatural’.”

     

    햇빛과 햇빛과 유사한 색온도(5000K-5800K로 추정되는)의 형광등들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종속변수 때와 마찬가지로 몇몇 애매하게 설명된 부분이 있지만, 그는 5000K가 넘는 색온도에서의 밝은 조도환경은 햇빛을 투입함으로 생성, 조절했음을 알 수 있다.

     

    위에 적은 내용을 아래 그림3에 표시해보았다.


    (그림3. Kruithof curve with interpretation of his expressions)

     

    우측 상단의 내용은 햇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항상 자연스럽게 색표현 (colour reproduction)’이 되어 ‘pleasing’하다고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좌측 상단의 결과에 대한 증거는 찾을 수 없는데, 이는 우측 상단의 결과와 상반되기 때문에 더욱 궁금증이 커진다. (물론 10000lx가 넘는 낮은 색온도의 상황을 햇빛없이 만들었다면 가능하겠지만, 실현여부가 불확실하다)

     

    Kruithof는 이렇게 조도와 색온도를 바꿔가면서 색재현(colour reproduction)의 자연스러움 여부를 테스트했고, 그 도구로서 Oswald Color Alas의 색 카드들을 사용했다고 서술한다.

     

    , 그는 방 전체 또는 공간에 대한 사용자의 색인식을 측정한 것이 아닌 조도와 색온도에 따른 연색성의 변화를 실험한 것이다.

     

    문제는, 그가 라이트박스 같은 도구를 사용해서 동시에 2개 또는 그 이상의 연색성을 측정한 것이 아니라 한 방에서 시간의 차이를 두고 차례대로 측정했다는 점이다.

     

    “… In judging the colour rendering therefore in this case one must have recourse to ‘colour memory’ which is chiefly confined only to the designation of colors.”

     

    위의 원문에서와 같이 그는 ‘colour memory’란 표현으로 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위의 경우가 맞았다면, Kruithof의 연구 결과는 치명적인 한계를 갖게 되는데,

     

    왜냐하면 첫째, 사람의 색기억력은 절대적지표로 사용되기에 부정확하기 때문이다 (subjective 연구임을 가만하고라고 말이다).

     

    Bartleson (1960)의 연구결과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실제색보다 우리가 기억할때의 색은 더 높은 채도(saturation)를 가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앞에서 Kruithof 스스로가 밝힌 20-30프로의 정확성을 더 낮출수 있는 결정적인 불통제변수가 아닌가?

     

    그의 실험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서는 더 큰 문제점이 있다.

     

    베졸트 브뤼케 효과 (the Bezold-Brücke effect)로 인해 같은 색을 가진 물체에 더 많은 빛을 쬘 경우, 우리가 인식하는 물체의 색상(hue)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헌트효과 (the Hunt effect)역시 고려될 수 있는데,

    이 효과 역시 조도 (빛의 양)이 높아질 수록, 우리가 인식하는 ‘chroma (colourfulness)’가 높아지는 것을 나타낸다.

     

    위의 두 효과를 염두에 두고 Kruithof의 연구를 다시 살펴보면 웃픈 결과가 보인다.

    Kruithof는 흥미롭게도 아래와 같은 연구결과의 특징을 설명했는데,

     

    “Most colours are somewhat less saturated in luminescence light than in daylight.”

     

    위 내용은 정확하게 헌트효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물론 Kruithof의 입장에서 대변하자면,

     

    베졸트 브뤼케 효과는 1930년대에서야 미심리학 저널에서 다뤄지기 시작한 내용이라 조명학자에게 익숙하지 않았을테고,

     

    헌트효과는 1950년대에 처음 발표된 현상으로 Kruithof가 연구를 할 당시에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Kruithof가 연구과정의 기록을 더 확실히 했다면 어쩌면 이 연구는 헌트효과를 가장 먼저 발견한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베졸트 브뤼케 효과 또는 헌트효과가 위 실험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는지의 여부는 새로운 연구를 통해서만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간단한 결론을 내리자면, 그의 곡선에서 ‘pleasing’한 구간을 나타내는 상향곡선에는 아무런 과학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고 (연색성에 무관), 같은 구간의 하향 곡선은 그저 어두울 경우 ‘unpleasant’할 수 있다 정도로 해석하는 편이 맞다고 보인다.

     

Designed by Tistory.